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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패션위크

happytim92 2023. 10. 21. 23:12

 

전 세계 패션 트렌드를 이끄는 것으로 평가받는 4대 패션위크는 프랑스 파리·이탈리아 밀라노·미국 뉴욕·영국 런던 등 이른바 ‘패션 도시’에서 열렸습니다.

 

그러던 중 2020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패션위크가 ‘지속가능성 실행계획’을 도입하면서 세계 패션업계의 이목이 쏠렸습니다.

 

올해 폐막한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세계에서 가장 ‘지속가능한 패션위크’로 평가받았습니다. 나흘간 열린 2023 FW(가을·겨울)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지속가능성 최소 요구사항을 완전히 구현한 첫 번째 시즌이었기 때문입니다.

 

“패션위크도 지속가능성 필요해!” 

매년 1월과 9월을 전후로 세계 곳곳에서 패션위크가 열립니다. 수천 명의 업계 전문가들이 도시와 대륙을 이동하면서 막대한 양의 탄소가 배출됩니다.

 

실제로 패션테크 기업 오드레(ORDRE)가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세계 4대 패션위크에서 발생한 탄소배출량은 약 24만 1,000톤에 달했습니다. 문제는 패션위크에서 초대장, 포스터, 무대 설치물 등 다량의 폐기물도 발생한단 점입니다.

 

패션산업이 패션위크에 좌지우지된단 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패션산업은 세계 전체 탄소배출량의 10%, 물 소비량의 20%를 차지합니다. 유행에 맞춰 짧은 주기로 옷을 생산·소비·폐기하는 패스트패션이 유행함에 따라 패션산업의 환경 문제는 더욱 커졌는데요.

 

패션위크가 패션산업의 패스트패션 유행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단 비판이 나오는 까닭입니다.

 

코펜하겐 패션위크가 발표한 ‘지속가능성 실행계획’

여러 패션위크 중 가장 먼저 변화를 꾀한 곳이 코펜하겐 패션위크입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지난 2020년에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지속가능성 실행계획을 내놓았습니다. 정확히는 ‘2020-2022 실행계획(Action Plan)’인데요. 이 계획은 패션위크를 2022년까지 제로웨이스트로 전환하기 위한 내용을 골자로 합니다.

 

코펜하겐 패션위크에 참가하는 패션브랜드들은 패션위크 동안 발생하는 탄소배출과 폐기물을 모두 줄여야 합니다. 패션위크 사무국은 패션브랜드들에게 6가지 핵심영역에서 충족해야 할 18가지 최소 요구사항을 제시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샘플 의류 재활용·재사용 ▲패션위크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 금지 ▲제로웨이스트 무대 세트 ▲행사로 인한 탄소발자국 상쇄 등이 포함됩니다.

 

이 요구사항은 패션위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코펜하겐 패션위크의 세실 토스마크 최고경영자(CEO)는 “일 년에 2번 제로웨이스트 이벤트(패션위크)를 개최하는 것”보다 일 년 내내 지속가능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는데요.

 

이를 위해 패션위크는 요구사항에 디자인과 소재부터 소비자 교육, 공급망 노동조건 등 밸류체인(가치사슬) 전반에서의 지속가능성 노력도 포함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컬렉션의 최소 50%에 차세대·업사이클링·재활용 등 지속가능한 소재 사용 ▲직원 교육 ▲공급망 실사 등이 포함됐습니다.

 

해당 최소 요구사항은 매년 한 번씩 개정을 거쳐 수정·강화 또는 추가될 계획이라고 패션위크 사무국 측은 밝혔습니다.

 

2023 FW 코펜하겐 패션위크 현장은? 

지속가능성 실행계획 발표 직후 3년간(2021~2023년)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패션브랜드들에게 지속가능성을 독려했습니다. 해당 계획에 참여하는 패션브랜드를 점차 늘리며, 브랜드들의 지속가능성 준수 상황을 점검했는데요. 이를 연례 보고서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덕분에 패션브랜드는 자사의 지속가능성 노력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데요.

 

이번 2023 FW 코펜하겐 패션위크는 참여한 모든 브랜드들에게 지속가능성 실행계획이 적용된 첫해란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토스마크 CEO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모든 브랜드가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그간 많은 진전이 있었단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패션위크에 참가한 28개 브랜드 중 단 1곳 만이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18가지 요구사항을 달성하면서도 디자이너들은 여러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보였습니다. 2021년 포도껍질로 만든 비건가죽을 선보여 주목받은 덴마크 패션 브랜드 가니(Ganni)가 좋은 예입니다. 가니는 올해 패션위크에서 대체가죽으로 만든 가방과 부츠를 선보였습니다. 이 가죽은 오렌지 및 선인장 농장의 부산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인데요.

 

스웨덴 출신 패션디자이너 셀람 페사헤이는 80년대 비즈 장식과 업사이클링, 재고 의류를 사용한 드레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분홍빛 튤레 직물로 만들어진 드레스는 2016년 발매된 비욘세의 ‘레모네이드’ 앨범 의상을 상기시켰단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밖에도 ▲재활용·재사용 초대장 ▲채식 메뉴 ▲재사용이 가능한 무대 세트 등 코펜하겐 패션위크 전반에서 지속가능성이 확인됐습니다.